요즘 아이들이 문구점에 가면 제일 관심 있어하는 것 중 하나가 말랑이인데요, 손으로 누르고 주무르는 촉감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성인들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최근 일부 말랑이와 슬라임, 왁뿌볼 등에서 유해물질이 확인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우리 집에 있는 말랑이도 해당되지, 아이들이 이미 가지고 놀았는데 괜찮은지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말랑이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기사 제목만 보고 어떤 제품이 문제인지부터 찾아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서울시가 발표한 원자료를 확인해보니 기사 제목만으로 이해한 내용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번 검사는 모든 어린이용 말랑이가 위험하다는 내용도 아니고, 문제가 확인된 7개 제품 모두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정확히 어떤 검사였는지, 어떤 제품에서 무엇이 확인됐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말랑이 유해물질 검사, 정확히 어떤 내용일까?
서울시는 2026년 8월 31일, 사용연령이 '14세 이상'으로 표시된 제품 20개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참고자료>
검사 대상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과 국내 문구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이었습니다.
말랑이와 슬라임 같은 촉감형 제품 13개를 비롯해 파티용품 3개, 키링 2개, 스티커 1개, 아크릴 마커 1개 등 총 20개 제품을 검사했습니다.
그 결과 촉감형 제품 5개와 스티커 1개, 키캡 키링 1개 등 총 7개에서 어린이제품 안전기준과 비교했을 때 유해물질 또는 물리적 안전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어떤 말랑이에서 유해물질이 확인됐을까?
가장 궁금한 부분은 역시 어떤 제품이었는지입니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촉감형 제품 중에서는 슬랑이, 슬라임, 왁뿌볼, 말랑이 등에서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1.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된 말랑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말랑이 1개에서는 수지필름과 말랑이 표면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어린이제품 비교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특히 말랑이 표면에서는 기준 대비 164.2배 수준이 확인됐습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다만 여기서 '164.2배'라는 숫자만 보고 모든 말랑이 제품이 그렇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검사의 특정 제품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2.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된 왁뿌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왁뿌볼에서는 내용물에서 CMIT와 MIT가 확인됐습니다.
검출량은 CMIT 2.5㎎/㎏, MIT 0.8㎎/㎏이었습니다.
CMIT와 MIT는 3세 미만 어린이가 사용하는 완구에는 사용이 금지되는 물질입니다.
3. 국내 문구점에서 판매된 슬랑이
국내 문구점에서 구매한 슬랑이에서는 본체의 연질 플라스틱과 마감 부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비교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제품을 포장한 지퍼백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 대비 142.7배, 카드뮴은 1.5배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4. 국내 문구점 슬라임
슬라임 제품에서는 점토 슬라임 용출시험 결과 폼알데하이드가 기준 대비 2.3배, 메탄올이 1.3배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5. 국내 문구점 왁뿌볼
국내에서 판매된 왁뿌볼에서는 도넛 모양 장식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 대비 51.8배, 점토에서는 붕소가 최대 1.2배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밖에도 스티커의 투명 접착 부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카드뮴이 비교 기준을 초과했고, 키캡 키링에서는 인장시험 과정에서 작은 전지가 분리되는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다만 조심해서 봐야할 건
기사에서는 '발암물질'이라는 표현이 눈에 띄지만, 이번에 문제가 확인된 7개 제품에서 모두 동일한 발암물질이 나온 것은 아닙니다.
검출되거나 문제가 확인된 물질과 항목이 제품마다 다릅니다.
서울시 자료에서 언급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가운데 DEHP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Group 2B, 즉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됩니다.
카드뮴 역시 발암성과 관련해 관리되는 물질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해당 물질 자체가 가진 유해성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말랑이를 한 번 만졌더니 암에 걸릴 수 있다'거나 '이미 가지고 논 아이의 암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건강 위험은 어떤 물질에 얼마나 많이,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노출됐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 집 말랑이가 문제 제품인지 확인하려면?
여기서 조금 답답한 부분이 있습니다.
서울시 자료에서는 국내 문구점에서 구매한 5개 제품의 구체적인 제품명과 판매점 등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제품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표시·광고 등이 확인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제품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집에 있는 제품이 단순히 '슬랑이', '슬라임', '왁뿌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검사 제품과 동일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말랑이와 왁뿌볼은 서울시 공식 보도자료의 첨부자료에서 제품 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말랑이가 걱정된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제품이나 포장에 적힌 사용연령을 확인합니다.
KC마크와 안전확인 신고번호가 있는지 살펴봅니다.
제조자 또는 수입자, 모델명, 재질 표시를 확인합니다.
Safety Korea에서 안전확인 신고번호를 조회합니다.
등록된 모델명과 실제 가지고 있는 제품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리콜정보 검색을 통해 해당 제품의 리콜 여부도 확인합니다.
특히 어린이가 가지고 노는 제품인데 '14세 이상'으로 표시돼 있다면 사용연령을 한 번 더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말랑이 KC 인증번호 확인하는 방법
흔히 'KC 인증'이라고 부르지만 어린이용 완구는 '안전확인대상 어린이제품'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이나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서 KC마크와 안전확인 신고번호를 찾았다면 Safety Korea에서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 Safety Korea의 '인증정보 검색'에서 어린이제품 안전확인을 선택한 뒤 인증번호, 모델명 또는 제품명으로 검색하면 됩니다.
- 조회 결과가 나온다면 제조·수입업체, 모델명, 제품정보 등을 실제 판매 제품과 비교해보세요.
- 단순히 판매 페이지에 KC마크 그림이 있다는 것만 확인하는 것보다 신고번호와 실제 제품의 모델명이 일치하는지까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KC 표시가 있다고 해서 모든 화학물질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어린이제품을 구매할 때 확인해야 할 기본적인 안전정보 중 하나입니다.
아이가 이미 말랑이를 가지고 놀았다면?
뉴스를 본 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서울시 발표에는 "몇 분 이상 만지면 위험하다"거나 단순 접촉만으로 특정 질환이 발생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말랑이를 잠깐 만졌다는 사실만으로 건강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제품이라면 추가 사용은 중단하고 손을 비누와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말랑이를 입에 넣거나 빨았다면 제품을 빼고 입 안에 내용물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제품이 터져 내용물이 피부에 묻었다면 비누와 물로 충분히 씻고, 눈에 들어갔다면 깨끗한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냅니다.
내용물을 삼킨 양을 알 수 없거나 이후 구토, 복통, 심한 자극,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이나 119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제품마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다르기 때문에 '말랑이는 조금 먹어도 괜찮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말랑이를 살 때 확인할 것
이번 검사를 보면서 특히 눈에 띄었던 건 '14세 이상'이라는 표시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난감인데 사용연령은 14세 이상인 제품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줄 말랑이나 스퀴시를 고른다면 디자인이나 촉감만 보기보다 다음 내용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KC 안전확인은 정해진 시험항목과 기준에 대한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제도이므로 실제 제품의 모델과 신고정보가 일치하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서울시 발표는 '시중의 모든 말랑이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14세 이상으로 표시된 20개 제품을 어린이제품 안전기준과 비교 시험한 결과 7개에서 화학적 또는 물리적 안전 문제가 확인됐고, 그중 촉감형 제품은 5개였습니다.
또한 문제가 확인된 제품 7개 모두에서 같은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도 아닙니다.
집에 있는 제품이 걱정된다면 기사 제목만 보고 버리기보다 우선 사용연령과 KC 표시, 안전확인 신고번호를 확인하고 Safety Korea에서 실제 제품정보를 조회해보세요.
특히 어린아이가 사용할 제품이라면 '14세 이상'으로 표시된 제품을 어린이용으로 구입하기보다는 아이의 연령에 맞는 어린이제품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9월 1일 기준 서울특별시의 안전성 검사 결과와 관련 공식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검사 결과 및 판매·리콜 조치는 이후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정보는 서울시와 Safety Korea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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